어렸을때 봤던 러브레터에서 여주인공이 낡은 카메라를 하나 들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고 확인하는 장면이 있다.
그 속에 등장하던 폴라로이드 sx-70
모양이 너무 예뻐서 꼭 갖고 싶었지만 가격이 후덜덜 하여 엄두도 못내었었다.
그러다 작년 지인과 함께 사진 모임에 나갔다 덩달아 알게된 분이
sx-70을 갖고 있는걸 보고 너무 이뻐서 이리저리 구경하며 헤벌쭉해져있자
먼가 불쌍해보였는지 본인에게 망가진 sx-70이 하나 더 있는데 고치는 곳을 모른다고..
혹시 고쳐서 쓰실래면 쓰시겠냐는 제의를 해주셔서
완전 기뻐하며 냉콤 받아들었던게 이 녀석과의 첫만남이었다.
받아들고 넘 좋아 끌어안고 있었으나 수리할 곳을 찾지 못해 엄청 난감해하다 이 녀석을 주셨던 분이 어렴풋이 알려준 곳을
지인과 무작정 냅다 달려갔었더랬다.
머 결국 그 수리하는 곳은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그 근처 카메라점을 들어가 (무식이 용감하다고..ㅎㅎ)
요거 수리할 수 있는곳 아시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도 남대문 근처에 있는 곳을 알려주셨었다.
(남대문 근처의 수리점 위치는 아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의 위치는 컴퓨터수리닷컴(http://www.camerasuri.co.kr/) 이란 곳을 찾아냈다.
전화로 문의하니 일단 점검을 해봐야 수리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알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조만간 남대문에 가서 예전 내가 수리했던 곳이 아직도 수리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다시 포스팅을 해야겠다.)
그렇게 여차저차 해서 고치게 된 나의 폴라로이드
사실...사진을 많이 찍으러 나가게 되지는 않는다.
필름은 엄청나게 비싸고 노출이 잘 안 맞아서 실내에선 찍는다는것 자체가 무리인데다가
ND필터를 샀는데 잘 안 맞아서 나로 하여금 너무 고생을 하게 만드는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셔터를 눌러서 오는 그 느낌을 잊을수가 없어서
필름 10장중 반은 엉뚱하게 찍혀도 또 찍고 또 찍게 되는 그런 아이이기도 하다.

엄청나게 잘 나온 사진이 이렇다.
날씨 맑던 4월 어느날 서울숲에 가서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찍고 나서야 이 녀석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알았을 정도로
원근감도 너무 잘 나왔고 색감도 정말 너무 잘나와서 내가 너무 아끼는 사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진의 느낌은 다음과 같다. (스캐너가 없는게 참..이럴땐 아쉽고나..)

이걸 들고 셀카를 찍었다니까 다들 놀라더라.. (나름 머리를 굴려서 찍은 사진인데 잘나와서 나도 놀란 사진이다.)

가끔은 오른쪽 사진처럼 중간에 색이 튀기도 한다. (남친님하 머리에 있는 티클이 비듬이 아니라 필름 자체가 튀어버린것이다.)

오른쪽의 내 사진은 남친님하의 작품 (묘하게 햇빛이 들어가서 역시나 좋아하는 사진~)

내가 좋아하는 하늘 찍기도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광고에서 나오는 멋진 하늘사진의 폴라로이드는 폴라로이드 수십장을 쏟아부은 역작임에 틀림없다.......ㅡ.ㅡㅋ)


기본적인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도 sx-70은 자동도 아니고 노출계가 있지도 않아서 한번에 성공하기란 매우 어려운 기종이다.
물론 이 사진들도 수없이 망친 사진들 중에 그나마 잘 나온 사진들이기도 하다.
농담아니라 몇통(그러니까 몇십장..)중에서 건진 사진들이라 하겠다...
(사진을 찍는 내 내공이 형편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아주 가볍게(응?) 망친 사진을 예로 들자면..

머 이런식??
왼쪽 사진은 노출이 너무 오버되셔서 내가 무슨 유령마냥 나왔고...(아예 하얗게 나온 사진도 많다......ㅎㅎ)
오른쪽은 흔들리셨다...
이정도는 그마나 애교다. 내가 찍은 사진중엔 아예 하얗게..또는 까맣게 나온..즉 아무런 피사체가 잡히지 않은 사진이 십여장이 넘는다...ㅎㅎㅎㅎ
이렇듯 먼가 색이 바랜듯한 느낌으로 나오기 마련인 sx-70의 사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성공할 경우
다른 사진보다 몇배는 더 희열이 오는 결과물을 선물하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거 같다.
폴라로이드사는 2009년을 기점으로 폴라로이드 필름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2009년 시점에서 생산될 필름의 수요는 2011년정도까지 공급이 가능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작년에 15000원을 주고 샀던 600필름은 현재 웹상에서도 22000원 정도 (삼성사의 경우는 27000원 정도에 거래)로
가격이 솓구치고 있어서 아마도 나에게는 더더욱 찍기 어려운 사진이 될듯도 싶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2009년 단종이 되어서 필름을 구해지기 어려워지기 전에 어디에선가 필름이 생산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면 싶은게 내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후지에서....응?? 젭알...ㅠ.ㅠ)
폴라이드는 참 따뜻한 것이 푸근한 느낌이 들어 좋은 것 같습니다. ^^
답글삭제추억이라는 단어와 딱 맞는 카메라인 것 같구요. ㅋㅋㅋ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감자튀김 - 2008/11/19 18:00
답글삭제감사합니다.
저도 폴라로이드의 그 따뜻한 느낌이 좋아요.
오래오래 즐기고 싶은데 말이지요...ㅠ.ㅠ
이거 이렇게 재편집된걸 보니 참 느낌이 맑네.
답글삭제폴라로이드 사진은 정다워서 좋아.
@머루 - 2008/11/19 18:53
답글삭제어 조아~
폴라로이드로 가을을 못 담아서 아쉽네..
지금은 쫌 늦어서....
겨울은 담아봐야지..(노출오버될까봐 눈 찍기 모해..ㅎㅎ)
한꺼번에 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참 예쁘네. 추억들도 사진들도...^^
답글삭제@넝 - 2008/11/20 04:32
답글삭제웅 모아놓고 보니 좋드라~
또 찍으러 나가고 싶은데
워~~ 요즘은 너무 추워서.............
폴라로이드.. 손대고 싶지 않은 금단의 영역이랄까.. ㅋ;
답글삭제그나저나 필름 스캐너 사야하는데 사야하는데 사야하는데..
ㅠㅠ
놋북이랑 이것저것 사고 나면 오링날듯 싶네요 ;ㅁ;
@누리군™ - 2008/11/22 16:02
답글삭제그거 아니? 필름스캐너 싼거 사야지~~라고 50만원(이게 싼거..) 샀는데..
진짜 쓸만한 필름스캔 프로그램이 50만원인거??
이름 까먹었는데..그 프로그램 죽이드라...
더 죽이는건...
어둠의 경로로 찾으려 해도
이게...프로그램이 스캐너 모델별로 씨리얼이 다르게 생성되...(멋진 프로그램이야..ㅋㅋ)
그래서 자주 쓰거나 흔한 필름스캐너가 아니면...씨리얼 구할수도 없..ㅎㅎ
그냥 사야한단 얘기지...
3년전에 그걸로 초고생했었지...
ㅎㅎ 실버패스트(silverfast)말씀하시는거군요
답글삭제그거 구하기 참 힘들긴 하죠..... ㄷㄷㄷㄷ;
좋긴 좋다던데.. ㅋ;
엡손 V700 사면 실패 포함이긴 한데~ 평판 스캐너라 고민중이긴 한데~;
돈이 없어서.. ㅋㅋ;
@누리군™ - 2008/11/23 00:19
답글삭제어!!! 그거!!!!!!!!!!!!!!!!!!!!
제길...평가판으로 스캔해보고
ㄷㄷㄷ 했어...ㅠ.ㅠ
흑흑흑...역시나 살라니 엄두가 안나...
나중에 나이들면...
그렇게 스캐너랑 프로그램 사고
중형카메라 하나 사서 찍고 다니는게 소원..ㅎㅎㅎㅎ
(중형은 작은걸로........크면 들고다니기 힘드니까..)
정말 폴라로이드의 매력은 대단한것 같습니다. 하나 꼭 구매하고 싶은 녀석입니다.
답글삭제게다가 위의 기종은 폴라로이드의 최고 인기기종 이잖습니끄아~
가지고 싶어요 -_-;
@소중한시간 - 2008/11/23 13:50
답글삭제그렇긴 해도 어려운걸요..ㅠ.ㅠ
오늘도 6장 찍었는데 제대로 나온건
두장??? ;ㅁ;
흑흑흑 어려워요 어려워....
몇일전에 노출계 개조된 칠공이를 구매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이건뭐..찍는 사진마다 빛으로 충만하여..
답글삭제찍으면 하얀색...하얀색...하얀색...망할 ㅠㅠ
이거 필터도 구매해야겠네요 ㅠㅠ
@최종화 - 2008/11/27 10:43
답글삭제저도 먼가 개조된건데
그 필터를 구했는데...그걸 또 끼우고 찍으면
반대로 어둠이 충만해주시는 사태가....
그리고 그 필터 아예 붙일수 있는걸로 사세요.
끼우는걸로 샀더니 그 필터를 끼우면
카메라가 안 닫히는 사태가.............ㅋㅋㅋ
^^ sx-70 전용 필름 블랜드가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답글삭제다만 문제는..너무 비싸고 국내엔 아직 정식으로 수입이 안되었단 건데....
서래마을에서 파는데가 있다고 듣긴 했습니다.
이미 nd필터를 붙여버린 제 sx-70도 그 전용필름을 쓰려면 필터를 떼야겠지요.
제가 아직 써보질 않아서 그 필름의 특성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타임제로보다는 많은점이 보완되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빨리 써보고싶어서 이베이에서 주문할까도 생각했었는데 배송료가 ㅎㄷㄷ하여 ^^:;;;
전 아직 남은 600필름을 열심히 아끼고 있답니다 ㅠ.ㅠ 이제 몇십팩이 남지 않아서 정말 아끼고 있어요
좋은사진 보러왔다 사설만 길게 남기고 갑니다 ^^
@kitten~! - 2009/01/09 00:45
답글삭제와.........새로 만들어졌다구요??
비싸도 필름이 있는거랑 아예 없는거랑은 느낌이 달라요..
전..타임제로조차도 못 써봤는걸요...ㅠ.ㅠ
이렇게 감격스러울수가..
자주는 아니어도 이 녀석을 느껴볼수 있다면야....
정식 수입되기만을 학수고대할수밖에 없네요....;ㅁ;